광화문 현판, 본래의 색깔 되찾는다

입력 2018-01-30 16:02
사진 = 현재의 광화문 현판 모습. 뉴시스

경복궁 광화문(光化門) 현판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30일 과학적 분석 연구를 벌인 결과 고종 연간인 1860년대 제작된 광화문 현판의 원래 색상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임을 확인했다며 내년 상반기에 원래 글씨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사용하던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로 쓴 간판은 2009년 광화문 복원 건립 당시 고증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 중앙에 일렬로 설치된 세 개의 문인 광화문, 흥례문(興禮門), 근정문(勤政門)과 중심이 되는 건물인 근정전(勤政殿)에는 모두 검은색 바탕에 금색(혹은 금박) 글씨의 현판이 걸리게 됐다.

2010년 복원 당시에도 이미 한 차례 현판의 색상이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문화재청은 도쿄대의 1902년 유리건판 사진과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1916년 유리건판 사진을 근거로 현재의 현판을 제작했었다.

사진 =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소장 광화문 사진. 뉴시스 제공

하지만 1893년 9월 이전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소장 광화문 사진이 2016년 2월 발견되며 현판의 바탕색이 글자색보다 진해 검은색 바탕에 흰색이나 금색 글씨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결국 실험용 현판을 우선 만들어 광화문의 원래 현판 위치에 걸어놓고 옛 방식으로 만든 유리건판으로 촬영한 뒤 다양한 방식의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바탕색과 글자색을 확인해본 결과 본래 검은색 바탕에 금박글자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존 현판에 나타나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검은색, 옻칠, 흰색, 코발트색 4가지의 현판 바탕색과 금박, 금칠, 검은색, 흰색, 코발트색의 5가지 글자색을 입힌 실험용 현판을 모두 제작해 옛 현판 사진들의 촬영시기와 시간대에 맞춰 다시 촬영하고 미니어처 촬영실험 분석도 하는 등 치밀한 검증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아교와 전통안료로 채색한 전통단청과 아크릴 접착제와 화학안료를 쓴 현대단청, 이 두가지를 시범적으로 만들어 입히고 10월까지 관찰 모니터링을 벌일 계획이다. 이후 이 두가지 중 단청의 최종 채색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