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안철수 대표직 사퇴하면 통합 다시 생각하겠다”

입력 2018-01-30 14:50 수정 2018-01-30 14:51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정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8.01.22. 사진=뉴시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3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 후 백의종군하는 것과 관련해 “안 대표가 공동대표로 지방선거 때까지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물러나는 데 동의하지 않고 그런 상황도 생각을 안 해 봤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안 대표에게 그런 상황이 온다면 생각을 새로 해봐야 한다”며 “과연 통합신당이 (출범) 초반에 성공적으로 시작을 할 수 있겠느냐 이런 부분이 제일 걱정이 되고 있으니 (안 대표의 백의종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대표는 “물론 안 대표가 백의종군하겠다는 말을 번복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계속 설득을 하고 있다”며 “(사퇴하라는) 중재파의 요구도 있기 때문에 안 대표가 이 사이에서 결국 최종 결정을 할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위 제1차 확대회의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8.01.29. 사진=뉴시스

국민의당 내 바른정당 통합 찬반 중재파 의원들 일각에선 안 대표가 전당대회 전이 아닌 전당대회 직후 사퇴하면 비대위를 꾸리는 방식으로 통합신당에 합류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앞서 중재파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29일 유 대표를 향해 “진정한 중도대통합과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백의종군할 것을 권한다”며 “국민은 이기적인 정치인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가슴이 따뜻한 정치인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이날 ‘유승민 대표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유 대표의 통합과 관련한 그간 언행은 실망스럽다. 이기적이고 가슴이 없는 정치인이 아닌가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안 대표는 중재파 의원들로부터 당내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본인도 전당대회 후 백의종군을 약속했었다”며 “그런데도 유 대표가 안 대표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술 더 떠 안 대표가 사퇴하면 통합이 어렵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의장은 “이는 안 대표가 사퇴하면 본인도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탐대실”이라며 “통합을 하기로 했으면 역지사지해 상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힘을 실어주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다. 그런데 유 대표는 국민의당의 분열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안 대표의 처지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정치적 입지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