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대규모 공연 부담됐을 것… 마식령 훈련은 문제없어”

입력 2018-01-30 13:39

통일부는 북한의 금강산 문화행사 돌연 취소 통보에 대해 “단기간 내에 금강산 등 북한 지역에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데 부담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리 측 언론보도를 문제 삼은 것과 다른 해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금강산 지역에서 300명 이상 합동 대규모로 행사를 한 적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 부분이 부담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북측에 금강산 행사를 열자고 다시 제안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취소를 통보해 올림픽 이전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금강산 문화행사 일방 취소 통보에 대해서는 답신을 담은 전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오후 10시10분쯤 남북 고위급 회담 단장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명의 통지문에서 “다음 달 4일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한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 17일 차관급 실무회담을 열어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문화행사를 열고,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북측은 우리 언론 보도를 문제 삼았다. 남측 언론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북측이 취하는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확산시키고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한다”는 것이다. 내부 경축행사란 다음달 8일 열리는 북한 건군절 70주년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 언론들은 북한이 건군절 행사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 등으로 위협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까지 취소하지는 않았다. 남북은 이르면 이르면 3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마식령 공동훈련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로선 북한의 별다른 통지는 없는 상황”이라며 “합동훈련에선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훈련 출발) 내부 준비는 계속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