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2010년 서울 북부지검에서 당한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가운데 사건 은폐를 지시한 인물로 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목돼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서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장례식장에서 많은 검사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장시간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쓰다듬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당시 자리에는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있었지만 안 전 국장의 추행을 제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사건 직후 서 검사는 갑작스러운 사무 감사와 그동안 처리했던 사건들에 대해 지적 받았고 그 이유로 검찰총장의 경고를 받고 통상적이지 않은 인사발령을 받았다며 관련 문서를 첨부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이유를 알기 위해 노력하던 중 인사발령의 배후에 안 검사가 있다는 것과 안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앞장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전 국장은 “오래전 일이고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 일이 검사 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건 은폐를 지시한 인물로 지목된 최 전 국장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나를 끌어들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국장은 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최 의원은 과거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위 마약 사건’의 변호사로 유명하다.
김 의원의 사위는 2년 반 동안 15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밪고 있지만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또 검사가 3년을 구형했으며 이른 이례적으로 낮은 형량으로 ‘고위층 자제 봐주기 수사’라는 의혹을 받았다.
최 의원은 전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으로 대구, 경북, 고려대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지역, 대학교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자유한국당 2017년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