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금강산 공연에 경유 1만ℓ 가져간다

입력 2018-01-29 17:19 수정 2018-01-29 17:28
사진 = 북한의 금강산 문화회관. 통일부 제공

정부가 다음 달 초 금강산 합동 문화공연을 위해 북한에 1만ℓ의 경유를 보낼 방침이다.

동아일보는 29일 통일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을 배려해 다음 달 초 금강산 합동 문화공연 때 사용된 공연장 발전기를 돌릴 경유 1만ℓ를 미리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유는 공연장의 전력과 난방을 공급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북측은 우리기업(현대아산)에서 지은 건물이라 전력을 공급해주기가 힘들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유 1만ℓ는 현재(29일) 시가로 약 1350만원 가량에 이른다.

통일부 관계자는 “21일부터 우리 선발대가 금강산 문화회관 등 공연 후보지를 둘러본 결과 전력사정이 여의치 않았다”고 밝히며 “현대아산이 과거 금강산 관광이나 이산가족 상봉 때 사용했던 발전기를 돌려야 하고 이 때문에 우리가 직접 경유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과거 이산가족 상봉 때처럼 탱크로리에 경유를 담아 육로로 이송하는 방안이 첫 번째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는 경유 등 정유 제품의 연간 대북 반입 규모가 50만배럴(약 7945만ℓ)을 넘지 않아야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이번에 북한에 경유를 들이더라도 연초이기 때문에 크게 제한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석유 및 정유제품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하는 대북 제재의 상징인 만큼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과의 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금강산 문화회관에 경유를 보내더라도 이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것이고, 설령 남더라도 가지고 돌아올 것이라 제재 논란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에 대한 경유 지원은 북한이 열병식을 앞두고 있는 만큼 더욱 논란이 될 전망이다. 현재 북측은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진행중인 열병식 행사 준비에 동원 인력을 1만3000여명에서 5만 여명으로 대폭 증가시키는 등 다음달 8일 건군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화성-14형과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열병식에서도 새로운 전략자산을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