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같은 뇌혈관 ‘모야모야병’ 원인 밝혀냈다

입력 2018-01-29 16:52


정확한 원인을 몰랐던 모야모야병이 세포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와 연관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없이 뇌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질병이다. 모야모야는 일본말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모양’이란 뜻이다. 좁아진 뇌혈관이 아지랑이처럼 가늘어져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국내에서 연간 약 100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어린이병원 김승기 교수팀(서울의대 묵인희·삼성의료원 최정원)은 모야모야병 환아의 혈관내피전구세포 미토콘드리아는 모양이 비정상적이고 산소 소비 기능이 매우 떨어지며 활성산소 발생이 증가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모야모야병 환아와 정상인 각각 5명의 말초혈액을 뽑아 혈관내피전구세포를 분리 배양한 후 미토콘드리아를 비교 분석했다. 혈관내피전구세포는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데 이 세포의 기능 이상이 모야모야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미토콘드리아는 생명체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생성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활성산소는 몸에 들어간 산소가 산화 과정에 이용되면서 여러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져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킨다.

연구팀은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관내피전구세포에 항산화물질을 투약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형태가 정상화되고 산소 소비도 증가하며 혈관 생성 능력도 높아져 세포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야모야병 발병 원인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에 기반한 모야모야병 진단법을 개발해 국내 특허 등록했다. 이 도구로 쉽게 모야모야병 진단이 가능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외과학(Journal of Neurosurgery)’ 최신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