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처럼 보였던 ‘그림 한 장’으로 용의자 검거까지

입력 2018-01-29 16:32
사진: 산티아나경찰서

피해자가 그린 삐뚤빼뚤 한 ‘그림 한 장’으로 용의자가 체포됐다.

29일 미국 LA 타임스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 경찰은 폭행과 방화 혐의로 제임스 앤서니 롤러(35)를 체포했다.

지난 19일 오전 8시20분쯤 용의자는 웨스트 톨리버 스트리스 1300블록 텐트에 거주하는 홈리스 커플에게 다가가 “15분 안에 텐트를 치우라”며 소리를 질렀다. 겁에 질린 남성이 텐트 밖을 살피려 머리를 내밀자 두 차례 발로 가격했다. 그것도 모자라 약 5분 후 가솔린을 들고 나타나 텐트에 불을 질렀다. 이 후 총을 꺼내 위협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남성은 화상과 타박상을 입었다.

사건 직후 롤러는 현장을 떠났고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목격자가 찍은 범인 것으로 추정되는 트럭 사진으로 수사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용의자가 텐트에 불을 지르고 있는 모습. 산티아나경찰서

그러다 경찰은 피해자가 그린 ‘용의자 얼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림실력이 뛰어나지 않아 어린 아이가 낙서한 수준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목구비나 분위기가 용의선상에 오른 한 명과 닮아있었다.

경찰은 “목격자 스케치와 피해자가 촬영한 자동차 번호판 덕에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면서 “전문가 솜씨는 아니지만 용의자를 잡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