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금의환향

입력 2018-01-29 16:05
사진 = 베트남 온라인 커뮤니티. 결승전 후 승무원과 기념사진 찍는 박항서 감독과 선수단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대대적인 환대 속에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대회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하고 베트남으로 귀환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전날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1대2로 아쉽게 패했다.

비록 우승컵을 들어올리진 못했지만 박 감독은 베트남의 ‘축구의 신‘이 됐다. 박 감독은 결승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40년 축구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대회였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되게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감사 하고 싶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아무도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의 선전을 예상한 이는 없었다. 베트남이 아시안컵 원정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한 것도, U-23 챔피언십에서 동남아시아 국가가 결승에 진출한 것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축구팀은 동남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약체 중에 최약체로 꼽혔던 베트남에 있어서 이번 결승 진출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기적적인 결승 진출의 영예는 모두 박항서 감독의 몫이었다.

사진 = 베트남의 축구 열기. 뉴시스

베트남에 귀국한 박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 선수들은 곧바로 2층 버스를 타고 하노이 시내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수천 명의시민들이 공항부터 주변 도로 30킬로미터까지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를 흔들며 환대했다.

베트남 언론 봉다플러스는 “수만명의 베트남 축구팬들이 베트남 대표팀이 귀국을 기다리며 따뜻하게 환대했다. 팬들은 노이 바이 국제공항을 환호와 베트남 국기로 뒤덮었고 영웅들을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현지 언론 PLO는 “박항서 감독은 환영인파의 꽃목걸이에도 웃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결승전 마지막에 내준 실점에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도 박 감독의 공로를 인정해 3급 노동훈장을, 선수들에겐 1급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베트남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은 1~3급까지로 3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박 감독은 그야말로 베트남의 ‘국민 영웅’이 된 것이다. 베트남의 기업들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격려금을 다수 내놓으면서 준우승을 거둔 선수단을 응원했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