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원인 세계 최초 규명… “미토콘드리아 때문”

입력 2018-01-29 14:16
모야모야혈관

‘모야모야병’이 미토콘드리아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서울대병원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모야모야병은 일본어로 ‘담배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모양’이라는 뜻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머릿속 동맥 끝부분인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 부분에 협착이나 폐색으로 혈관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10세 이하 소아에서 주로 발병하고 한국에서도 연간 약 1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모야모야병은 발병 후 증상이 나타나면 원상태로 회복되기 어려운 난치병에 속했다. 방치할 경우 뇌경색으로 진행돼 영구적인 신경마비 증상이 동반되거나 사망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2016년에는 이 병을 앓던 여대생이 강도를 피하다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김승기 서울대어린이병원 교수팀은 모야모야병 환아와 정상인의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아군 미토콘드리아 모양이 비정상인 것을 발견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이용해 체내 에너지를 만드는데, 비정상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산소 소비 기능이 매우 떨어졌고 여기다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도 다량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모야모야병 환자의 혈관내피전구세포에 항산화물질을 투약했더니 미토콘드리아 형태가 정상화되고 산소 소비가 증가하며 혈관생성능력이 높아져 세포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야모야병 발병 원인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라며 “모야모야병에서 활성산소와 이에 대응하는 항산화 물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 향후 모야모야병 약제 개발의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에 기반 한 모야모야병 진단 방법’이라는 진단 도구를 개발해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신경외과 학회지인 ‘신경외과학(Journal of Neurosurgery)’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