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나 어린 3남매가 숨진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화재 원인을 엄마의 방화로 결론지었다.
광주지검은 29일 지난달 3남매가 숨진 화재 사건을 재조사한 결과 A(23)씨에게 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해 26일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라이터로 이불에 불을 붙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달 31일 새벽 2시26분쯤 자신이 사는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11층에서 이불에 담뱃불을 비벼 꺼 불이 나게 해 네 살과 두 살 아들, 15개월 된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술에 취한 A씨는 어린 자녀들이 자고 있는 작은방 입구 쪽에 놓인 이불에 담뱃불을 비벼 끈 이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귀가 직후 안방에 겉옷과 가방을 두고 주방 쪽에서 담배를 피우다 막내가 울자 담뱃불을 이불에 끈 뒤 작은방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초 A씨가 담뱃불이 꺼졌는지 확인할 의무를 소홀히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중과실치사와 중실화 혐의를 적용해 지난 8일 검찰에 이 사건을 송치했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의 진술과 행동‧심리분석, 사건 현장 감식 등의 수사를 위해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하는 등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검찰은 A씨가 이불 등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불을 낸 것으로 판단,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자녀 양육에 대한 부감감과 생계비 부족 등 생활고에 시달려오다가 인터넷 물품대금 사기와 관련돼 잦은 빚 독촉을 받자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A씨에 대한 혐의는 중대한 실수로 불을 낸 중과실치사‧중실화에서 의도적 방화로 인한 현주건물방화치사로 범죄혐의가 달라졌다. 현주건조물방화치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무겁게 처벌된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