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아파트들이 한파로 인해 세탁기 ‘금지령’을 내리며 24시간 세탁기를 돌릴 수 있는 코인 빨래방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빨래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21세기에 일일이 손빨래를 할 수도 없는 건데 세탁기 사용을 금지하면 어떻게 하느냐. 빨래방에도 사람이 많아 오랫동안 기다려야 할 수 있다”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 구로구의 A아파트 역시 당분간 세탁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내방송 역시 꾸준히 하고 있다. 세탁기 사용으로 인해 배관이 얼어붙으며 피해를 입는 세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아래층에 있는 저층이 주 피해 대상이지만, 다른 층도 예외는 아니다. 배수관이 얼면서 위층에서 흘려보낸 세제물이 역류해 피해를 보는 것이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역대급 한파로 배관을 통하는 물이 얼어 배관의 중간이 얼음으로 가득차 물이 역류해 10층이나 19층 같은 고층 역시 피해를 본다고 한다. 이미 배관이 동파되어 터져버린 세대도 있다. 최근 동파 사고로 설비업체도 대목이다. 배수관 교체에 최대 50만원까지 받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아파트 관리소무소 관계자는 “세탁기를 사용 하지 못해 주민들이 겪는 고충은 이해하나, 세탁기 사용으로 인해 배수관 결빙으로 피해를 보는 세대가 급증하고 있으니 조금만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한 빨래방 업주는 “저희는 금액을 넣으면 세탁기 사용이 가능한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이 된다”며 “하지만 손님이 최근 10배 이상 늘어 직접 가게에 나와서 도와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업계 역시 최근 강추위에 세탁기 동파 관련 AS 문의가 지난해보다 2~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씨엔 세탁기 사용을 자제하는게 좋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써야 할 때는 먼저 헹굼 기능을 작동시켜 물이 제대로 들어가는지 확인해야 하며, 세탁기가 얼었을 때는 코드를 빼고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와 급수부 그리고 잔수부에 따뜻한 물을 부어 녹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세탁을 한 뒤에는 급수 호스를 빼내 안의 물을 완전히 제거해야 동파를 예방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29일 전국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며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중부와 경부, 전북을 중심으로 한파특보가 발효 중이며 전국적으로 영하 10도에서 영하 15도 안팎의 추위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이 영하 11.5도로 어제보다 3도 가량 내려갔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