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주민, 동화, 영원, 유빈, 우현 5명이 모두 모인 케이팝의 무대는 세월을 무색하게 했다. 28일 ‘슈가맨2’에서 선보인 10분 남짓 무대를 위해 두 달 동안 하루 두 시간씩 꼬박 연습에 몰두했다. 그 덕에 현역시절 못지않은 팀워크와 라이브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한 때 전국 각지에 소녀팬을 몰고 다니던 아이돌 그룹이 어느 덧 40대가 됐다. 하지만 ‘아저씨’같지 않은 전성기 시절 외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팬들은 내심 안도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케이팝 멤버들은 SNS를 통해 예전부터 팬들과 소통하며 지내왔다. 팬들은 “슈가맨 한 번 나와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멤버들은 내내 겸손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다 지난 주 방송 예고편에서 케이팝으로 보이는 실루엣이 등장하자 팬들 사이에서 폭풍이 불었다. 이제 아이엄마 또는 어엿한 직장인이 된 팬들은 “진짜 우리 오빠들 나오는 것이냐”며 흥분했다. 현재 오픈채팅방에는 60명이 넘는 팬들이 모인 상태다.
케이팝은 다시 일반인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지내고 있었다. 리더 주민은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있었고 메인보컬 영원은 IT회사 과장님이 됐다. 유빈은 철강 제조 회사에, 우현은 강남에서 선술집을 운영 중이다. 동화는 현대자동차 전시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케이팝은 만난 지 17년 만에 오로지 멤버 5명이서 첫 여행을 떠났다. 케이팝 멤버 영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슈가맨2) 본방 사수하러 우리 만난 지 17년 만에 첫 엠티. 내일은 연차다”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행복에 젖어있는 멤버들의 모습이 보인다.
리더 주민은 방송이 끝난 후 “비록 모든 사람들이 아는 그런 그룹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함께했고 그냥 우리이기에 너무나 행복했습니다”라며 “이렇게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해줘서 고마워요”라는 적었다. 또 실시간검색어 1위를 달성한 화면을 게시하며 “초록색 검색창에 실검 1위라는 것도 해봅니다”라며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하다”고 적었다.
멤버 우현은 팬들을 향해 “방송 특성상 비밀이라 (말 못해줘서 미안하다)”면서 “우릴 기억하던 그들에겐 작은 서프라이즈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아울러 “슈가맨2 PD님들, 스텝분들, 특히 고생하신 우리 팀 작가님들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