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신종독감이 발생해 8만2000여명이 감염되고 그중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에 이를 알리고 지원을 요청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남북교류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에 치사율 높은 유행성 독감이 ‘복병’으로 등장한 셈이다.
북한의 신종독감 유행은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미국의 소리(VOA)는 국제적십자연맹(IFRC)의 ‘북한 A형 인플루엔자 발병’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에서 A형(H1N1) 신종독감으로 어린이 3명과 어른 1명 등 모두 4명이 사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보건성 부상은 지난 19일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 1월 16일 사이에 12만7000여건의 신종독감 의심 사례가 발견됐고, 이 중 8만1640명이 A형 H1N1 신종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고 전했다. 감염자의 52.7%는 17세 이상이었다. 0~7세가 24.5%, 8~16세가 22.8%였다.
신종독감의 29%는 평양에서 발생했고, 현재 전국에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세계보건기구에 신종독감 백신을 요청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금까지 보건 관계자와 취약계층을 위해 백신 3만5000여 정을 지원했다. 북한은 또 신종독감 예방법 등 보건 교육을 위해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국제적십자연맹은 밝혔다. 북한 당국은 학교 폐쇄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하고 있다.
국제적십자연맹은 중국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독감 유형 등을 분석해 북한 신종독감과의 연관성 등을 파악하고 있다. 지난 24일 세계보건기구 관계자들과 관련 사항을 논의했으며, 유엔과 다른 국제 비정부기구들과도 정보를 공유했다. 25일에는 북한의 조선적십자사 관계자들과도 만나 대책을 협의했다. 국제적십자연맹은 조선적십자사와 함께 상황을 주시하며 재난구호긴급기금 투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