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심 지하철에서 450㎏ 폭탄 발견… 1300명 대피

입력 2018-01-29 05:00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홍콩 도심에서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 폭격기에서 투하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폭탄이 발견돼 1300여명의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27일 오전 7시40분쯤 홍콩 도심 왕차이 지역의 지하철 공사장에서 지하 15m 깊이에 묻혀 있는 원통형 폭탄이 발견됐다. 길이 140㎝, 무게 450㎏의 폭탄은 폭약의 무게만 225㎏에 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특공대는 이 물체가 폭탄임을 확인하고 반경 400m이내의 컨벤션센터, 호텔, 오피스 빌딩 등에 있던 1300여 명의 시민을 긴급 대피시켰다.

경찰은 발견된 폭탄이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1~45년에 미국 폭격기에서 투하된 ‘ANM-65’ 폭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 책임자 토니 차우는 “전면부 뇌관이 손상돼 섣불리 옮기다간 위험할 수 있었다”라며 “현장에서 해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폭탄에 2개의 구멍을 뚫어 3시간가량 안에 있는 폭약이 타들어갈 때까지 기다리며 자정 무렵 해체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차우는 이어 “만약 폭탄이 현장에서 폭발했다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며 “반경 200m 이내에 폭발력이 미치는 것은 물론 파편은 2000m 가량 날아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