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이 원숭이를 밀폐된 방에 가두고 배출가스를 실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공식 사과했다.
뉴욕타임스는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민간의학연구소 러브레이스호흡기연구소(LRRI)가 밀폐된 방에 원숭이 10마리를 가두고 디젤차량 ‘비틀’의 배출 가스를 맡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실험에서 원숭이는 4시간 동안 밀폐된 방에서 가스를 마셔야 했다. 폴크스바겐 신형 차량의 배출가스가 이전보다 줄어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그러나 실험에 동원된 차량엔 배출가스 조작 장치가 달려있었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27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잘못된 행동과 일부 개인의 부족한 판단력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폴크스바겐은 “당시 택한 과학적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애초부터 그런 방식의 시험은 포기하는 게 나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를 의뢰한 곳은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으로 폴크스바겐, 다임러, BMW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과 부품업체인 보쉬가 만든 단체다. 뉴욕타임스는 실험을 실제 주도한 곳은 폴크스바겐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015년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논란에 섰던 폴크스바겐은 원숭이 실험까지 공개되자 동물 학대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됐다. 한편 실험에 사용된 원숭이들의 상태는 공개되지 않았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