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안무치한 정권”
이낙연 총리 책임론 제기
민주 “색깔론 공세 유감
소방공무원 확충 반대
洪 아무 할 말 없는 분” 비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마저 정치싸움의 장으로 끌어들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여당과 제1야당이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은 뒷전이고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반성이 없고, 한국당은 정치공세에만 혈안이 됐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여당 공격에 앞장섰다. 그는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해난사고를 정치에 이용해 집권한 세력들이 100여명에 이르는 억울한 죽음이 있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후안무치한 정권이 큰소리 뻥뻥 치는 뻔뻔한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제천·밀양 화재 등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사고들을 세월호 사건과 연관시킨 것이다.
홍 대표는 27일엔 밀양 화재 참사 현장을 방문해 “내 기억으로는 (경남지사를 지냈던) 4년4개월 동안 화재로 인한 인명사고는 (경남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방행정이 중요한데 이 정부는 정치보복에 바빠서 예방행정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총리가 나가는 것이 맞지 않나”라며 이낙연 국무총리 책임론도 제기했다. 홍 대표는 앞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이 정권의 4대 핵심 키워드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정치는 보복, 경제는 무능, 외교는 굴욕, 사회는 재앙”이라며 “이런 말들이 회자될 때 정권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밀양 화재 현장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은 크게 사과해야 한다. 청와대와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며 “북한 현송월(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뒤치다꺼리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발끈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김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한국당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밀양 화재 참사마저 색깔론 공세를 퍼붓는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격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트위터에 “(홍 대표는) 소방공무원 확충을 반대했고 지방 소방을 책임지는 경남지사도 꼼수 사퇴로 공석을 만든 장본인”이라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분”이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양비론을 펼쳤다. 국민의당은 “밀양 참사 이후 민주당과 한국당이 정쟁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8일 밀양을 다시 찾아 “밀양 참사는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며 “여야를 넘어 종합대책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윤해 신재희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