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유족, 밀양 조문 “같은 아픔… 위로 드리는 게 도리”

입력 2018-01-28 22:17
지난달 21일 가족을 떠나보냈던 충북 제천 노블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 유족들이 28일 경남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비통한 표정으로 헌화하고 있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참사 후 한 달여 만인 지난 26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밀양=최현규 기자





32명, 세종병원도 찾아

“대책위 꾸리면 도울 것”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 유가족들이 경남 밀양을 찾아 세종병원 화재 사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슬픔을 나눴다.

제천 참사 유가족 32명은 28일 오전 밀양문화체육회관에 차려진 밀양화재 합동분향소를 조문했다. 제천 참사 유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영정 앞에 가 헌화한 뒤 묵념을 했다. 일부 유가족은 참배를 하면서 자신의 아픔처럼 흐느끼기도 했다.

류건덕 제천시 노블휘트니스 스파 화재참사 유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참배를 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번 사고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저희가 빨리 와 유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드리고 부상자들의 쾌유를 비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시 바삐 화재 참사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이 세워져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천 참사 유가족 박병준(47)씨는 “제천 참사 한 달 만에 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안타깝다”며 “애도의 말씀을 전해드리기 위해 이곳에 오게 됐다”고 했다. 제천 참사 유가족 민지영(26)씨도 “같은 사고를 당한 입장에서 마음이 아프다.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을까 해서 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유족들은 조문을 마친 뒤 화재 사고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을 찾았다. 오전 11시40분쯤 화재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참사 현장을 보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들은 참사 현장 앞에서 고개 숙여 묵념을 했다. 한 유가족은 “장례절차 등이 진행 중이라 일일이 직접 찾아뵙진 못하지만 꼭 와봐야겠다 생각했다”며 “현장에 와서 묵념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아직 제천 유가족들도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다른 유가족은 “이번 화재로 고통 받는 유가족분들이 부디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제천 참사 유가족들은 “밀양 유족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이들은 세종병원 참사 유가족들이 대책위를 꾸리면 돕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밀양=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