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화재 수사 포인트… 천장배선·비상발전기·불법개조

입력 2018-01-28 10:39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이틀째인 27일 오후 병원 응급실 사고현장에서 국과수, 소방, 경찰 등 관계자들이 합동 정밀 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서 28일 오전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3차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화재 발생일인 26일 1차 감식, 27일 2차 감식에 이은 세 번째 감식조사다. 경찰 수사본부(본부장 경무관 진정무)는 발화점으로 지목된 응급실 천장 전기 배선과 화재 발생 후 엘리베이터가 멈춰 선 데 따른 비상발전기 작동 문제, 대피 과정에 장애가 됐을 수 있는 불법 개조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2차 합동감식 후 "1층 전역에 걸쳐 탄화물과 낙하물을 정밀 감식한 결과 응급실 내 간이 설치된 환복 및 탕비실 천장에서 최초 발화됐다"며 "천장에 배선된 전선을 수거해 정밀감정 후 화재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천장의 전등용 전기 배선과 콘센트 전원용 배선을 수거해 정밀 감식 중이다. 결과는 2주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3차 감식은 병원 1층에서 발생한 불이 확산된 양상과 유독가스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경찰은 또 1층 엘리베이터에 갇힌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6명에 주목했다. 이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빠져나오자 못한 건 화재 직후 정전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비상발전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27일 오후 18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현장에서 소방, 경찰, 국과수,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의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각 층에서 건축 설계 도면과 현재 구조를 대조해가며 불법 개조 여부를 파악하는 조사도 이뤄진다. 불법 개조가 환자 대피에 어려움을 줬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결과에 따라 병원의 책임 소재를 밝혀낼 단서가 될 수 있다.

수사본부는 현재 병원 관계자,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부상자와 구조 가담자에 대해 화재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소방 관계자를 상대로 구조 당시 환자 상황 등에 대한 진술도 받고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