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불과 1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표팀 곳곳의 사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23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노선영 선수가 대한빙상경기연맹 행정 착오로 평창행이 불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파벌론·갈등론이 번지며 대표팀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3일 뒤 러시아 선수들의 자격 심사 탈락으로 국제빙상연맹(ISU)의 추가 쿼터 배분 방침에 따라 평창행이 가능해졌지만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슷한 시기 쇼트트랙 코치의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이 있었던 터라 대중의 시선도 싸늘하다. 이상화 선수 등 베테랑 국가대표의 내년 훈련 자격 박탈 규정도 논란이 됐다. 뒤늦게 빙상연맹이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다.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도 협회의 착오와 무책임한 행정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던 선수들 가슴에 피멍이 드는 일이 발생했다. 당초 알파인 스키 대표로 알려졌던 9명 중 5명이 무더기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심지어 단복을 입고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했던 선수까지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국은 알파인 스키종목에서 남녀 2장씩 4장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스키협회는 25일 남자선수 중 정동현과 김동우, 여자선수 중에선 강영서와 김소희 네 명만 평창올림픽에 내보내기로 했다. 함께 훈련을 받던 경성현 선수 등 다른 선수 5명은 짐을 꾸려 선수촌을 나와야 했다. 경성현과 그의 가족은 대표 선발 과정에 대해 스키협회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남북 단일팀 논란에 마음고생을 했다.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정부로부터 통보 받은 여자 아이스하키 세라 머리 감독은 당혹스럽다고 했다. 여자 아이스하키팀 이민지 선수 역시 지난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까지 올림픽이라는 큰 꿈을 꾸며 땀 흘려왔던 선수로서 지금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닥친 이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남북 단일팀은 27일까지 따로 훈련했다. 오는 28일부터 첫 합동훈련이 시작된다. 선수들은 훈련에만 집중하고 싶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