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불가 처분을 받으며 도핑(금지약물) 파문에 휘말린 안현수 선수(러시아 귀화·빅토르 안)가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안현수는 26일(현지시각) 그동안 도핑 규정을 철저히 준수 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자신이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를 알려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안현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면서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아 내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로 알려지는 것에 화가 난다”고 항의했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로서 타이틀 획득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어떤 구실도 만들지 않았다”라며 “IOC가 지금까지 도핑 관련 결정을 내리면서 적용한 기준들을 연구했다. 올림픽에 출전 못할만한 내 잘못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현수는 “나의 명예와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IOC가 출전 불가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혀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번 판결은 IOC와 스포츠계가 나를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IOC는 러시아가 자국 선수들의 조직적인 도핑을 주도했다며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불가 처분을 내렸지만, 철저한 도핑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에 한해 러시아 대표가 아닌 ‘러시아 출신 개인 자격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로 출전하도록 했다.
IOC는 러시아가 제출한 올림픽 출전 명단 500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도핑 이력을 조사했다. 안현수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깨끗하지 못한 선수’ 111명으로 분류되면서 평창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바흐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IOC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조사한 도핑 이력은 확실한 신뢰성을 보장한다”며 “만약 명단에서 제외됐다면 충분한 근거가 있을 것”이라고 안현수의 도핑을 시사하기도 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