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세종병원 3층 중환자실 환자 10여명이 침대에 한 쪽 팔이 결박 돼 있어 소방관들이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밀양소방서는 27일 밀양농협 가곡지점 2층 회의실에서 열린 합동 브리핑에서 “요구조자 10여명이 결박 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장에 투입됐던 박재형 소방위는 “중환자실이 있던 3층에 진입했을 당시, 20여명 중 3~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쪽 팔이 로프로 결박돼 있었다”며 “연기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결박을 푸는데 1명당 30초~1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전했다. 결박 끈로 인해 구조활동에 차질을 빚었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유독가스를 30초에서 1분 이상 더 흡입하면 생명에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세종병원이 사용한 결박도구가 신체보호대(억제대)라는 추측이 나온다. 신체보호대는 노인 환자들의 낙상이나 자해를 막기 위해 침상에 신체 일부를 묶는 도구다. 환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지만 화재 사고에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3층 중환자실에서는 입원환자 21명 중 9명이 사망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