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는 훈련이 만든 발바닥…정현 SNS에 공개

입력 2018-01-27 10:47
정현 인스타그램 캡쳐

정현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광의 상처를 공개했다. 물집이 터져 보기에도 안쓰러운 발 사진이었다. 정현의 이번 대회 선전 이유 중 하나로 ‘빨라진 발’을 얘기하는데,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해왔는지 보여주는 사진이었다.

지난 26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에서 정현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에 첫 세트를 내주고 두 번째 세트 경기 도중 기권했다.

정현은 2세트 1-4에서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다. 테니스화를 벗고 양말을 내리자 테이핑한 왼발 발바닥이 드러났다. 굳은살 위로 물집 투성이었다. 그는 다시 테이핑을 하고 코트로 돌아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따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분위기를 전환해 보려 했지만 결국 2세트 8번째 게임 30-30에서 정현은 기권 의사를 밝혔다. 정현은 경기 후 “안 좋은 몸 상태로 계속 뛰어 팬들에게 제대로 된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게 더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기권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현은 자신의 SNS에 살갗이 벗겨진 발바닥을 공개했다. 그간의 연습량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발이었다. 정현을 오래 전부터 봐온 전미라 전 국가대표 선수는 지난 25일 JTBC 뉴스룸에 나와 “테니스의 경우 전방위로 코트를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풋워크가 중요하다. 풋워크는 연습에서 나올 수 있다”며 “그간 얼마나 정현 선수가 노력을 했느냐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은 자신의 SNS에 발 사진과 함께 “오늘 저녁에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기를 포기하기 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팬분들 그리고 훌륭한 선수 앞에서 100%를 보여주지 못하는 건 선수로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 며칠 뒤에 있을 결승전에 페더러 선수에게 행운이 있기를!”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