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의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은 유독가스로 밝혀졌다. 희생자 대부분의 사인은 질식사로 추정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26일 밀양 화재 참사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화염에 의한 사인은 없었다. 희생자 대부분은 유독가스에 의해 직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소방·보건당국이 집계한 사망자는 37명이다. 그 중 80대 이상 노인은 26명에 이른다.
김한수 경남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최초 발화 지점인 병원 1층은 전소했고, 2층 이상의 경우 불에 타지 않은 곳에 유독가스가 퍼졌다. 이로 인해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발화지점을 1층 응급실 내부 탈의실·탕비실로 추정하고 있다. 병원 환자나 방문객이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취사도구, 전열기구 등이 배치됐다. 하지만 이 공간은 경찰 조사를 통해 병원 건립 당시 설계도면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확한 발화지점을 찾기 위해 합동 정밀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찰은 병원 측이 응급실의 일부를 무단으로 개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7일 중으로 손경철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석경식 병원장, 최초 신고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국립과학수사원과 공동으로 2차 정밀감식을 병행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