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소방대는 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건물 1층에선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거센 불이 일고 있었다. 화염은 중앙계단을 타고 위층으로 향했다. 순식간에 유독가스가 건물 전체로 번졌다. 구조는 신속했지만 연기로 인한 인명피해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오전 7시32분에 화재가 접수돼 7시35분에 가곡 119안전 센터와 구조대가 35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9시18분에 전층 인명검색을 1차 완료했다. 9시29분에 화재를 초기진압 했고 10시26분에 완진했다”고 밝혔다.
최 서장에 따르면 소방대가 도착했을 당시 1층은 농연과 화염으로 가득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원들은 주 출입구로 들어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병원 2층으로 사다리를 펼쳤다.
세종병원에는 1층부터 전층을 통과하는 중앙계단이 있었다. 이 계단은 불과 연기를 확산시키는 통로가 됐다. 최 서장은 “중앙계단을 통해서 화염이 급속하게 올라갔다”며 “병원 양쪽에서 사다리를 이용해서 인명구조를 진행함과 동시에 반대편 방향의 외부 계단을 통해서 진입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본관 뒤편 요양병원 구조작업도 동시에 이루어졌다. 최 서장은 “요양병원 쪽으로 피해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요양병원 쪽에도 상당수 구조대원을 투입했다”며 “1차적으로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에 계시는 환자분들의 대피를 완료했다. 중앙계단 외 상층으로 올라가는 화염은 저지했다”고 전했다.
화상보다는 연기로 인한 희생자가 많았다. 이날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37명으로 파악됐다. 밀양보건소는 “오후 3시10분 현재 환자를 이송한 병원에서 집계한 사망자 수는 모두 37명”이라며 “35명의 신원은 확인됐고, 나머지 2명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소 측은 중상자 가운데 10명이 특히 위독한 상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병원 내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병철 이사장은 이날 참사에 대해 사과하면서 “세종병원은 건축 면적상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있는 면적이 아니기 때문에 설치를 하지 않았다. 관련 법이 개정된 이후 올해 6월 30일까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돼 있어 다음 주에 공사하는 걸로 예정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