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건강상 이유로 이른 귀가…檢 “현 상황에서 조사 의미 없다”

입력 2018-01-26 16:52 수정 2018-01-26 21:51
국정원으로부터 억대 자금을 수수산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득 전 의원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던 중 건강 상태를 이유로 조기 귀가 하고 있다. 뉴시스

이상득 전 의원(83)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억대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혐의를 전면부인한 후 “건강상 이유로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고 귀가했다. 재조사 여부와 방식은 추후 결정된다.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21분쯤 병원 구급차를 타고 간이침대에 실린 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부축을 받아 휠체어에 옮겨 앉아 포토라인에 잠시 멈춰 섰지만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국정원 자금수수 여부와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지만 혐의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며 건강 상 추가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현 시점에서 조사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일단 귀가시켰다. 재조사 여부 등은 추후 판단할 방침이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앞서 검찰은 이 전 의원에게 24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갑작스러운 출석 요구로 인한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26일로 조사를 미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 후 이 전 의원은 24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대병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한편 검찰은 국정원에서 불법 자금 총 4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계속 추궁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기획관은 최근 심경 변화를 일으켜 일부 금품 수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역시 수시로 소환해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11년 10월 미국 순방을 앞두고 국정원에서 1억원가량의 달러를 받아 김윤옥 여사 측 행정관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인물이다. 때문에 “조만간 김 여사도 수사를 받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