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시 가장 치명적인 것, 불 아닌 ‘연기와 가스’

입력 2018-01-26 15:51
26일 오전 7시 32분께 화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요양병원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18.01.26. (사진=경남도민일보 제공)

불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연기와 유독가스였다.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 사망자는 대부분 질식사였다. 정확한 화재원인이나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밀양 현장 소방당국은 화상에 의한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사망자 37명 중 상당수가 연기 등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마에 희생되는 사람보다 연기나 유독가스를 마신 사망자가 더 많다. 국가화재정보센터 화재 시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전체 60% 이상이 연기에 의한 질식사다. 불이 나면 일산화탄소가 많이 나오는데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지 못하고 일산화탄소와 결합해 정상적으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불에 가연성 물질이 타면서 생긴 유독가스에 10~15초만 노출돼도 정신을 잃을 수 있다. 환자나 노약자의 경우 더 크게 충격을 받기 때문에 유독가스에 노출되면 스스로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아무리 출구와 가까운 곳이라고 할지라도 순식간에 정신을 잃을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불이 났을 때 불과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방화구획을 만들어 그리로 대피하도록 하는 것이 희생자를 줄이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