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불이 나자 청와대 역시 긴박하게 움직였다. 오전 7시30분쯤 세종병원 화재보고를 받은 청와대는 즉각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가동,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센터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상황을 지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초 단위로 화재 관련 상황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하자 “직접 NSC에 내려오겠다”고 말했으나 참모진이 만류했다고 알려졌다.
참모들은 “상황을 현장에서 판단한 결과 대통령은 내려오는 것보다 기다려주는 게 낫다”면서 “종합적으로 화재가 진압되면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의견을 받아들여 직접 방문하지 않고, 대신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는 오전 10시45분부터 45분가량 진행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종료 후오전 11시40분 춘추관 결과브리핑에서 문 대통령 지시사항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천 화재 발생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화재는 진압됐으나 사망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사망원인을 신속히 파악해 가족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고, 이송한 중환자들도 인근 병원에서 장비 지원에 어려움이 없게 조치하라”면서 “추가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구조된 인원에 필요한 의료조치를 취해 추가 사망자 발생 최소화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복합건물 화재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인명·재산피해 조기 수습을 위해 범정부 차원 역량을 총집결해 지원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현재 사고 현장에는 조종묵 소방청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범정부지원단이 급파돼 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헬기를 타고 현장으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뒤 현장 상황을 판단해 밀양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