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 선수가 스포츠 조선에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추월 남녀 대표팀은 단 한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노선영 선수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주도로 이승훈 정재원 김보름 3명이 태릉이 아닌 한체대에서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부회장은 한체대 교수, 이승훈 김보름은 한체대 출신이다.
노선영 선수는 “한체대에는 쇼트트랙 경기장이 있다. 전명규 부회장이 한체대 교수 신분으로 선수들을 직접 관리 해왔다”며 “대표팀 내에서는 누구는 밖에서 자유롭게 훈련하고 누구는 태릉에서 지시대로 생활해야 하는 부분에 선수들의 불만이 상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3명이 함께 뛰어야 하는 팀추월 종목 특성상 호흡을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한체대로 3명이 빠진 뒤) 남자 대표팀에는 1명, 여자 대표팀에는 2명만 남아 훈련이 제대로 될 수가 없었다. 태릉에 남은 선수들은 여태껏 단거리 훈련만 해왔다”고 토로했다. 또 “인원 수가 안 맞다 보니 남녀 선수가 따로 뛰거나 혼성으로 훈련하는 상황이었다”며 “제대로 팀추월 훈련을 하지 못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노선영 선수는 “빙상연맹이 메달을 딸 선수들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심한 차별 속에 훈련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만 그런 게 아니다. 작년, 재작년에도 계속 이랬는데 모두가 쉬쉬하고 있다”며 “(매스 스타트를 잘 하기 위해서) 쇼트를 잘 타야 한다는 게 이유”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조선은 “노선영 선수가 폭로한 한체대 출신 별도 훈련의 이면에는 금메달이 될 종목과 선수에게 올인하겠다는 철저한 성적 지상주의가 있다”며 “이승훈과 김보름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관왕’에 도전하는 선수들이며 이들은 팀추월 뿐만 아니라 신설되는 매스스타트 종목의 유력 금메달 후보들”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노선영 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를 준비하던 중 빙상연맹의 착오로 인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팀 추월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가 반드시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을 뒤늦게 인지한 연맹 때문에 노선영은 허망하게 선수촌을 떠났다. 노선영은 25일 인스타그램에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라며 “시키는 대로 훈련했을 뿐인데 왜 나와 우리 가족이 이 슬픔과 좌절을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는 더 이상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며 “연맹은 우리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이현지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