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달간의 힘겨운 시간을 인내한 부모들은 한시라도 빨리 아기를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런데 사랑스런 아기를 출산했다는 기쁨도 잠시. 아기 얼굴에 난 얼룩 반점만큼 부모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도 없다. 단순 멍인지 아니면 선천성 피부질환인지, 치료를 해야 한다면 언제가 적당한 건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마련이다.
CU클린업피부과 천안점 이승재 원장은 “아기 얼굴에 난 반점은 단순 멍이 아닌 유아의 선천성 오타모반일 가능성이 높다”며 “간혹 오타모반을 다른 피부질환과 오인할 수도 있지만 발생위치, 색상, 증상의 진행이나 치료 여부가 다르고 특히 오타모반은 치료 없이는 평생 지속되므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천성 오타모반은 우리나라 인구 1만명 당 3명 꼴로 생긴다고 알려졌다. 이는 피부 표피 내 멜라닌세포가 증식해 청갈색이나 청회색의 반점이 일어나는 난치성 색소질환이다. 유아의 오타모반은 출생 직후 신체의 한 쪽에서 나타나며 특히 눈 주위, 관자놀이, 이마, 광대뼈 등 안면부에서 흔하다.
간혹 반점이 아기 몸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이때는 이토모반, 몽고반점, 혈관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토모반은 오타모반과 증상이 흡사하지만 목, 쇄골 상부, 어깨 부위에서 주로 보인다. 만일 엉덩이가 멍든 듯 푸르스름하다면 몽고반점일 가능성이 높다. 혈관종은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뭉친 덩어리로, 태어난 지 수주 이내에 얼굴과 목 부위에 붉은 점을 띤다. 몽고반점과 혈관종은 시간이 지나면 대개 사라진다.
그러나 이와 달리 선천성 오타모반은 아기가 성장할수록 점점 진해지는 경향이 있다. 피부의 가장 깊은 층에 생긴 점이므로 전문적인 치료를 하는 게 좋다. 이승재 원장은 “유아의 오타모반은 보통 3개월이 지나면 치료가 가능하고 1세부터는 시작하는 것이 좋다”며 “성인보다는 소아 때 치료하는 것이 치료반응이 우수하고 제거율이 크다”고 조언했다.
유아의 오타모반 치료는 색소 레이저를 이용하며 최근에는 피코 레이저인 ‘인라이튼 레이저’가 도입되어 안전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인라이튼 레이저’는 1조분의 1초 단위로 빔이 조사되기 때문에 1백만분의 1초 단위로 빔이 조사되었던 기존의 레이저보다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다. 또한 주변 조직의 손상 없이 진피 속 점만 제거해줘 오타모반 등 난치성 색소 치료에 우수하다. 유아의 피부상태에 따라 치료강도나 횟수, 간격 등을 조절하게 된다.
‘인라이튼 레이저’와 함께 ‘포토나 레이저’는 성인의 오타모반 치료에도 많이 쓰인다. ‘포토나 레이저’는 최상의 빔 프로파일과 단일펄스 에너지를 이용해 기존의 오타모반 치료의 정답으로 알려진 치료법이다.
이승재 원장은 “성인은 후천성 양측성 오타모반인 경우도 있고 기미가 병행되어 발생할 수도 있어 발병위치나 깊이, 환자의 피부상태 등을 면밀히 살펴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나 레이저 치료강도를 잘 조절해야 기미가 짙어지는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노련미 있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 받아야 한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