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이 날 없애고 싶어해” 이동형 녹음 파일 공개

입력 2018-01-26 06:00
MBC가 25일 이동형 다스 부사장의 통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사진=MBC 뉴스 캡처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이동형 부사장의 통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25일 MBC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이동형 부사장은 “(MB 측이) 나를 없애고 싶어 한다”며 회사 내 위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부사장은 2016년 7월 다스의 전 핵심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회사와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 당시 이 부사장은 협력업체 리베이트 수수문제로 회사 내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었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실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버티기 힘든 자신의 처지를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총괄이사, 대표이사로 가는 건 안되는 상황”이라며 “사달을 낼 것 같은 분위기”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형도 버텨야 된다. 근데 회장님(이상은) 살아계신데 형이 나가게 되면 너도 입장이 곤란해진다”며 “시형이는 저렇게 나가고, 이쪽에선(MB 측근들) 나를 없애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한테) 타격을 줘서 회장님도 순순히 말을 듣게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부사장은 “이제 문제는 형이 총괄부사장으로 있는데 강등, 강등시켜 가지고 저 밑에 밑에서 아산으로 보낼라고 생각을 했던 거 같다”며 자신을 강등시키는 것도 모자라 아예 쫓아내려는 분위기에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 통화가 있은 지 넉 달 만에 이동형씨는 다스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강등됐다. 현재 그는 충남 아산공장 책임자로 재직 중이다. 반면 이시형씨는 다음해 2월 다스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승진했다. 최고재무책임자는 다스의 돈줄을 쥐고 있는 자리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