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엽 서울북부지법 판사(48·사법연수원 33기)가 서울변회가 선정한 2017년 최우수법관에 이름을 올렸다. 국정농단 사건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세윤(51·25기) 황병헌(48·25기) 부장판사도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 재판을 맡게 된 성창호(46·25기) 부장판사도 포함됐다.
서울변회는 25일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수임 사건 담당 법관들의 평가를 진행한 결과 95점 이상을 받은 우수법관 1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의 평균 점수는 96.29점(100만점)으로 전체 평균 80.08점보다 16점 가량 높았다.
최고점 98점을 받은 이 판사는 청각장애 피고인이 법정에서 헤드폰을 쓸 수 있게 배려해주고, 공판기일을 넉넉히 잡아 피해자와 합의에 이를 수 있게 하는 등 사려 깊은 태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 중인 김 부장판사는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서 적절한 소송지휘와 진중한 언행으로 신뢰감을 줬다는 평가다. 김 부장판사는 2016년 12월부터 현재까지 1년여간 최순실 장시호 정호성 안종범 등 국정농단 핵심 피고인들의 재판을 진행해왔다. 황 부장판사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1심을 심리했다.
한편 서울변회는 문제 사례와 함께 하위법관 5명도 발표했다. 이들의 평균 점수는 57.75점으로 우수법관의 절반 수준이었다. 조정 강권, 예단이 앞서는 언행, 고압적인 태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변회가 공개한 문제 사례에 따르면 “나는 여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 싫어한다” “동네 양아치나 하는 짓이다” 등 변호사를 향해 막말을 하거나, 이혼을 원하는 70대 원고에게 “(집 나와서 혼자) 그렇게 사니 행복하십니까? 라며 물어본 판사도 있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