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가와 국민만 생각했는데…” 증인석에서 격하게 운 이재만

입력 2018-01-25 15:02 수정 2018-01-25 15:16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오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5일 열린 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등 113회 공판에 증인으
로 나온 이 전 비서관은 “대통령께서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셨다”며 격하게 흐느꼈다.

이날 이 전 비서관은 담담한 말투로 차분하게 검찰과 변호인 측 증인신문에 응했다. 그러나 국선변호인인 남현우 변호사가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관해 묻다가 “증인(이재만)도 경제학 박사여서 경제정책에 관심이 많지 않느냐”고 묻자 갑자기 “대통령님께서는 저에게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운을 뗀 뒤 수초간 침묵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고생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며 울먹였다. 이 전 비서관이 감정에 복받친 모습을 보이자 당황한 남 변호사는 “물을 드시고 고정하시라”며 달래기도 했다.

이 전 비서관은 대통령을 감싸면서도 자신의 특활비 혐의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일절 답변을 거부했다. 검찰이 특활비 상납 정황이 담긴 최순실씨의 메모를 언급하며 “2013년~2015년 명절 휴가비 지급 내용을 최씨에게 알려준 적 있냐”고 묻자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진술을 하지 않겠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이날 오후 증인으로 채택된 최씨도 “관련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출석이 어렵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