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판사가… 女변호사 향해 “난 여자가…”

입력 2018-01-25 11:39
게티이미지뱅크

막말하는 판사가 판을 치고 있다. 25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가 공개한 법관 평가에 따르면 판사들이 소송 당사자나 변호사에게 무안을 주거나 고압적 태도를 내보이는 경우가 허다 했다.

어떤 판사는 이혼소송 중에 있는 70대 원고에게 “그렇게 사니 행복하느냐”며 무안을 줬다. 원고에게 별거를 권하면서 “(집 나와서 혼자) 그렇게 사니 행복하느냐”고 반문한 것이다. 불필요한 말이었다. 법으로 준엄한 심판을 내려 억울한 사람은 돕고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벌을 내려야 하는 ‘정의로운’ 판사는 그 자리에 없었다. 원고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채 모욕감만 줬다.

판사들의 예의 없는 언행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사례도 다양했다. 변호사를 “000씨”라고 호칭하는 것은 일상이고 소송 관계자 출석을 확인하면서 변호사에게 “당신 말고 그 옆에”라고 반말을 하기도 했다. 여성 변호사에게는 “나는 여자가 그렇게 말하는 건 싫어한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다른 판사는 변호사가 검찰 측 유도 신문에 이의를 제기하자 “동네 양아치나 하는 짓을 한다”고 면박을 줬다.

소송 자체를 막기도 했다. 민사 소송을 맡은 한 판사는 첫 조정 기일에서부터 “관련 형사 사건은 무혐의 처분했으니 원고의 청구는 안 되는 것으로 본다”면서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말했다.

사법부 신뢰 확보 차원에서 문제점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기본적인 인성도 못 배운 주제에 누가 누굴 판결하나요? 판사는 법 위에 있나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공부 잘 해서 출세하면 뭐하나. 인성이 덜 됐는데”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서울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법관 평가는 사법부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귀감이 되는 법관을 알리고 그렇지 못한 법관에게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며 “재판받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신뢰받는 사법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