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세브란스안·이비인후과병원 안과 김성수(사진 왼쪽), 임형택(오른쪽) 교수 연구팀은 약 51만명으로 구성된 국민건강보험 검진코호트 자료를 대상으로 흡연과 황반변성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조사 대상 국민건강보험 검진코호트 자료는 2002~2003년 사이 국가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수검자의 약 10%인 51만명이 2013년까지 의료기관을 이용해 발생한 건강보험 청구내역이다.
크게 습성과 건성으로 분류되는 황반변성은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발생해 실명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특히, 습성황반변성이 실명과 연관성이 깊다. 다행히 황반변성의 대부분은 건성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국내 40세 이상 성인 1만 명당 연평균 3명 정도로 발생해 희귀질환에 속한다.
과거부터 흡연은 황반변성을 가져오는 대표적 위험인자로 연구자들의 주목을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건성황반변성 환자군에 치중되는 바람에 습성 황반변성 환자군은 충분한 연구데이터 확보가 어려워 적절한 검증절차를 밟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국가검진에서 흡연에 대한 질문을 사용하여 2009년 8월부터 2013년 12월 사이에 습성 황반변성 발생이 얼마나 일어났는지 우선적으로 살폈다. 단, 검진코호트 중 여성은 흡연여부를 밝힘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감안해 남성 집단만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나이·체질량·신체활력징후·동반질환 등 성향점수를 활용해 비슷한 수준을 보유한 흡연집단(최근까지 흡연을 시행하는 집단과 현재는 금연 중인 집단 포함)과 비흡연집단으로 구분했다. 두 집단에는 각각 6만4560명씩 환자군을 동일하게 배정했다.
조사기간 중 발생한 습성 황반변성 환자는 비흡연 집단의 경우 154명, 흡연집단에서는 227명으로 파악됐다. 위험비로 환산하면 흡연집단이 비흡연 집단 보다 약 50% 더 높은 발생확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흡연집단을 보다 세밀화 하여 습성 황반변성 발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연구했다. 조사 때 흡연집단은 과거 흡연을 했으나 현재는 금연 중인 집단(19,688명)과 현재도 흡연을 유지하는 집단(44,872명)으로 구분했다.
조사기간 동안 금연집단에서는 60명, 현재 흡연집단에서는 167명의 습성 황반변성 환자가 발생했다. 이를 비흡연 진단과 비교하면 금연집단은 21%, 흡연집단은 65% 더 높게 습성 황반변성 발생 확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아시아인에서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 발생사이 관계를 명확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특히, 현재 흡연을 유지하는 집단 보다 금연집단에서 발생 확률이 낮다는 점은 한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을 지닌 환자나 건성 황반변성 환자 등 고위험 집단에서도 금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영국안과학회지 ‘브리티시 저널 옵쌀몰로지’(BJO)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