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통합 엎질러진 물, 막을 수 없다”

입력 2018-01-25 14:52 수정 2018-01-25 15:20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국민의당 통합 ‘중재파’ 김동철 원내대표가 25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말끔하게 추진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며 통합파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을 추진하는 것과 전당대회로 가고 하는 것들은 막을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통합 공동선언'을 거론하며 "첫 단추를 안 대표가 잘못 끼운 것도 있지만 바른정당과 통합 선언문까지 (발표)한 상태"라며 "그건 대국민 선언이다. 그런 상태에서 통합 추진을 여기에서 중단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울러 "국민이 만든 국민의당을 우리가 깨선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통합 쪽으로 계속 밀어붙이면서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것도 잘못됐고, 그렇다고 해서 반대 측에서 증오에 가까운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분당을 해서 당을 새로 창당한다는 것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안 대표의 통합 추진 과정에 잘못은 있지만 통합 반대파의 신당 창당을 통한 분당 현실화엔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날 중재파 회동에서도 이 같은 내용에 동조하는 의견이 나왔다.

당내 중재파가 합류하지 않을 경우 통합 반대파가 추진하는 '민주평화당'의 교섭단체 구성은 요원해진다. 여기에 안 대표가 '최후통첩'을 통해 노린 통합 반대 강성파-온건파 분리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 사실상 통합 반대파의 신당 창당 동력은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중재파가 안 대표 조기사퇴를 '제1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안 대표의 결단 여부는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남아있다. 안 대표의 사퇴 요구 수용 여부에 따라 중재파로선 통합 찬성과 반대 측 모두에 합류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재파 의원들과 계속 얘기를 나누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국민의당과의 통합 파트너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안 대표 조기사퇴 요구에 대해 "저와 안 대표가 통합신당 공동대표로 책임을 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지속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는 "국민의당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면 '아 그게 오해였구나'(라고) 그렇게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