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29·콜핑팀) 선수가 대한빙상연맹의 착오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그의 동생 고(故) 노진규 선수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진규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대표로 선발됐으나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다. 투병 생활을 지속하다 2016년 세상을 떠났다.
노선영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동생을 언급하며 “동생이 출전을 못해서 안타깝다.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하늘에 있는 동생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소감을 밝혔었다. 하지만 그에게 ‘마지막 올림픽’은 사라졌다.
ISU(국제빙상연맹)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 팀 추월에는 개인종목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만 나갈 수 있다. 대한빙상연맹이 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 개인 출전권이 없는 노선영을 1500m 예비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빙상연맹은 규정을 잘못 해석했다는 것을 지난 10일 뒤늦게 알았으나 노선영이 개인 출전권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알리지 않고 있다가 22일에야 통보했다.
노진규 선수는 ‘2013~201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직후 종양이 발견됐다. 조직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에 따라 치료를 미룬 채 진통제를 먹어가며 훈련했다. 심하게 부은 어깨를 하고도 별거 아니라고 웃으며 소치올림픽을 준비했다. 상태가 심해진 뒤 재검사에서 단순 종양이 아닌 골육종임을 알게 됐고 결국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었다.
노진규가 앓았던 골육종은 뼈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악성 종양이다. 한 번의 수술로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 꾸준한 항암치료로 몸 곳곳의 뼈에 생긴 암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노선영은 2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고 나는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당했다”고 토로하며 “나와 내 동생,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에만 바쁘다.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라며 실망과 분노를 나타냈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