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개막 바로 전날 2월 8일에 북한에서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이 ‘왜 이 날을 선택했는지’ 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한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사진 안에 검은 줄들이 보이는데 열병식을 위한 수백 대 차량이 주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소리 방송에 따르면 광장 중심부 도로에서 병력이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은 2월 8일을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로 지정하겠다고 23일 발표했다. 때문에 이날 열병식이 열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평창동계올림픽 바로 전날이라 “일부러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건군절 변경이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평창동계올림픽과 “우연히 겹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은 이미 2015년부터 창군절 변경을 준비해왔다”면서 “군부 핵심 인사들이 모여서 기념보고대회를 개최해왔다”고 말했다.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의도는 맞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실시하는 것은 아닐 거라는 의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건군절 행사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재를 뿌리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라면서 “전 세계에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에 평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려는 것 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지연 악단 공연 날짜는 오히려 우리 정부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애초 9일(개막식)을 원했지만, 우리 측과 IOC가 개막식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고 설득해 8일(전날)로 앞당겼다”면서 “김정은 신년사로 미뤄보면 북한이 올림픽 평화 분위기를 쉽게 해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