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 “떠난 동생은 이용당했고 나는 제외당했다” 분노

입력 2018-01-25 10:03
뉴시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실수로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노선영(29)이 억울함을 토로했다.

노선영은 24일 밤 인스타그램에 “(동생) 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고, 나는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당했다”는 말로 시작하는 긴 글을 올렸다. 이어 “4년 전 연맹은 메달 후보였던 동생의 통증 호소를 외면한 채 올림픽 메달 만들기에 급급했고, 현재 메달 후보가 아닌 나를 위해서는 그 어떤 노력이나 도움도 주지 않는다”며 “나와 내 동생,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하기에만 바쁘다”고 꼬집었다.

노선영 인스타그램

그는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라고 반문하며 “나는 지금까지 시키는 대로 훈련했을 뿐인데 왜 나와 우리 가족이 이 슬픔과 좌절을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글 말미에는 “나는 더 이상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며 “연맹은 우리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았다”고 썼다.

노선영은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돌연 올림픽 출전 불가 통보를 받았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상 자동 출전인 팀추월 출전 선수라 해도 개인 종목 출전권이 필요하지만, 연맹이 이를 최근에야 알게 됐다.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연맹과 대표팀 지도자들 때문에 노선영은 1500m가 아닌 팀추월 훈련에만 전념하다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됐다.

노선영은 2016년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노진규의 친누나다. 평창 무대를 함께 누비자던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훈련에 매진했으나 안타까운 결과만 남게됐다.

이와 관련, 연맹은 관련 규정이 모호해 지난해 10월 ISU에 문의했으나 잘못된 규정을 알려줬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