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4강에 오르며 국내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정현(21ㆍ세계 랭킹 58위) 선수의 시력 교정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의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테니스협회 이사로 활동했던 안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정 선수와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그는 “깨알 자랑 좀 하겠다”며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소개했다.
안 의원은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대회’ TV 중계를 통해 당시 고교 선수였던 정 선수를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경기 내내 안경을 쓴 정 선수의 모습이 안쓰럽게 보였던 안 의원은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에게 물어 정현 선수의 눈 상태를 알아봤다.
안 의원은 “알아보니 (정 선수는) 동네 안경원에서 난시라고 해서 난시 안경을 끼고 있었다”며 “저는 난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어 서울대병원 안과 전문의를 주선해 정밀검사를 받게 했다”고 전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정 선수는 정밀검사 결과 난시가 아닌 ‘고도근시’ 판정을 받았다. 이에 정 선수의 눈 상태에 맞는 특수 안경을 찾아 나섰다. 안 의원은 “특수 안경을 알아보던 중 경기도안경사협회장 출신인 이내응 사무처장을 만나 정현 선수를 위한 혼이 담긴 안경이 제작됐다”며 “이후 정 선수는 더 좋은 시력으로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강한 멘탈과 겸손한 태도로 오늘에 이르렀다. 이십 대 초반에 불과하니 앞으로 세계 제패 가능성이 있고, 특히 동경(도쿄)올림픽 금메달이 불가능한 것 같지도 않다”며 “패배할 때 격려하고 승리할 때 함께 기뻐해 달라고”고 응원을 부탁했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2시간28분 만에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을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정현은 26일 테니스 황제 로더 페더러와 대망의 4강전을 치른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