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희생했다” MB아들에게 밀린 MB조카 이동형의 불만

입력 2018-01-25 05:24 수정 2018-01-25 11:36

“어차피 내가 희생하는 거잖아. 회장님도 희생했잖아”
“동형이를 활용하라고 했지만 물건 취급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다스의 부사장인 이동형(54)씨가 이 같은 불만을 털어놓은 통화 녹취파일이 방송을 통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부사장은 사촌 동생이자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빠른 속도로 회사를 장악하면서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를 이용했다며 억울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에 출석할 당시 취재진의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질문에 ‘최대 주주이자 회장인 자신의 아버지(이상은 회장) 것’이라고 답한 것과는 상반된다.


MBC는 지난 2016년 7월14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이 부사장과 전직 직원이 통화한 녹취파일을 입수해 24일 공개했다. 음성파일을 제공한 다스 전직 직원은 당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이 부사장과 친분을 가질 수 밖에 없던 위치에 있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공개된 녹취 파일에서 이 부사장은 “시형이는 MB(이 전 대통령)믿고 자기 것이라고 회사에서 마음대로 하고 있다”며 “그래서 내가 열심히 해라. 나는 물러서서 도와줄 테니까, 결재 안 하라면 안 하고, 너 잘 돼라. 잘 돼라 하는 거잖아 형은”이라고 말한다. 이 부사장은 또 “어차피 내가 희생하는 거다. 회장님도 희생했다”며 억울해 했다.


시형씨의 초고속 승진과 관련해 이상은 회장과 갈등을 빚었던 정황도 녹취 파일에 담겼다. “이상은 회장님이 MB랑 시형이를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니다”라고 한 이 부회장은 “MB랑 시형이가 다치지 않기 위해 천천히 입사해라, 천천히 승진해라, 동형이를 활용해라, 그랬는데도 이거는 뭐 동형이도 물건 취급해서 이리 보냈다 저리 보냈다 하는 거잖아...”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당시 이 부사장은 통근버스 업체로부터 7000여 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렸었다. 이후 4개월 만에 이 부사장은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강등됐다. 다음해 2월엔 시영씨가 최고재무책임자로 승진했다.

한편 이 부사장은 24일 오전 9시59분에 피의자 신분으로 동부지검에 출석해 15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25일 새벽 1시20분쯤 귀가했다.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금요일인 26일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