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가 특정 판사와 재판부의 동향을 조사한 문건을 만들었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 결과에 대해 김명수(사진) 대법원장이 24일 국민에게 사과하고 “합당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조사 결과를 내놓은 지 이틀 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다.
김 대법원장은 오후 4시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하며 “이번 일로 인한 국민 여러분의 충격과 분노, 실망감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 신뢰에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대법원장으로서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조사 결과를 보완하고 공정한 조치방향을 논의해 제시할 수 있는 기구를 조속히 구성하겠다”며 세 번째 조사를 선언했다.
전국 법관 3000여명을 향해서도 “사법행정이라는 이름으로 권한 없이 법관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성향에 따라 분류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유사한 사태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법원 내홍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추가조사위 발표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읽힌다.
김 대법원장은 “저를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법원 안팎에서 확산되는 사법 불신과 자괴감을 일단 진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