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시도해야 ‘쿠쉬쿠쉬’가 된다… 20년 비스킷 연구원의 개발 이야기

입력 2018-01-24 17:53 수정 2018-01-24 18:14
오리온이 최근 출시한 ‘쿠쉬쿠쉬’는 페스츄리의 바삭한 식감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겹겹이 풍성한 페스츄리의 식감과 깊은 풍미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크래커와 달리 베이커리 방식을 도입, 37시간 동안 배양한 발효종을 넣어 반죽한 뒤 3시간 동안 숙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쿠쉬쿠쉬를 개발한 오리온 연구소 개발1팀 김민우 팀장은 24일 “가볍고 경쾌한 식감을 좋아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최상의 식감과 풍미를 구현하기 위해 1000회가량의 테스트를 거쳐 ‘40시간’이라는 최적의 제조 시간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쿠쉬쿠쉬는 단시간 반죽을 숙성시키는 기존 크래커와 달리 베이커리 방식을 도입해 담백하고 깊은 풍미를 담아냈다. 37시간 동안 배양한 발효종을 넣어 반죽한 뒤 3시간 동안 숙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김 팀장은 영국 출장에서 제대로 만들어진 호밀빵과 크로아상을 맛보고 발효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 반죽의 식감과 풍미를 결정짓는 발효종에 대해 기본부터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를 위해 김 팀장은 크래커 라인이 있는 청주 공장과 서울을 3개월간 오갔다. 얇은 겹을 여러개 쌓아 올린 크래커를 만들기 위한 테스트는 수백~수천번씩 진행됐다. 개발 초기에는 겹겹의 바삭한 식감이 제대로 구현이 되지 않아 딱딱한 크래커를 맛봐야 했다. 하지만 미세하게 조건을 조정하면서 층층이 쌓인 얇은 겹을 구현했고, 지금의 ‘쿠쉬쿠쉬’를 탄생시켰다.

김 팀장은 “20년간 비스킷 개발을 해왔는데 쿠쉬쿠쉬를 통해 처음으로 소비자에게 감사 편지를 받았다”며 “입맛에 딱 맞는 인생 과자를 찾았다는 내용이었다. 편지를 받는 순간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 직업에 인생을 걸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들이 기분 좋고 경쾌하게 크래커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제품 개발에 임했다”며 “쿠쉬쿠쉬가 달콤하고 바삭한 크래커로 오랜 시간 동안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