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살이 된 조지아 랭킨은 키가 78cm다. 생활이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강하게 장애를 넘어서는 중이다.
더선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랭킨은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채 얼마 되지 않아 ‘장 상피세포 이형성증’ 진단을 받았다. 영양분을 입으로 먹을 수 없어 호스를 꽂아 섭취해야만 했다. 그래도 그때까진 괜찮았다. 아직 어렸고 랭킨 또래 아이는 모두가 작았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랭킨은 그녀가 남들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초등학생이 되던 무렵 알아챘다. 누가 봐도 이상할 만큼 또래보다 몸집이 현저히 작았다. 이번에는 ‘골격 이형성증’이라고 했다. 의사는 랭킨의 몸이 더 이상 자라지 않을 거라고 했다. 13살이 되던 해, 랭킨은 그때부터 휠체어를 타기 시작했다.
골격 이형성증은 신생아 4000~50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아주 희귀한 병으로 종류도 350개가 넘어 사실 랭킨의 정확한 병명을 의사조차 모른다.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자궁에 있을 때부터 뼈가 약했기 때문에 골격 이형성증이 뼈를 녹여 성장을 멈추게 했을 거라는 정도다.
그때부터 랭킨은 친구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외톨이가 됐다. 친구들은 외모를 놀리며 비웃었지만 그럴 때마다 ‘작은 키’가 오히려 장점이 되는 날이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라도 해야 버틸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랭킨은 삶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키가 작아서’가 아니다. 실제로 육체적인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랭킨의 부모는 “아마도 랭킨은 ‘고통이 없다’는 개념 자체를 모를 것이다. 매순간 고통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랭킨은 이 고통에 삶이 지배되지 않기를, 부디 낙담하지 않기를 바라며 무던히 애쓰고 있다.
19살의 랭킨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됐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MakeupJunkieG’을 개설해 구독자와 소통하며 메이크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작은 키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이야기 한다. 오히려 웃음으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사실 랭킨 영상과 마주하는 대다수의 구독자는 메이크업 노하우보다도 용기와 희망을 더 많이 얻고 간다. 낙담하기 쉬운 상황 속에서도, 고통에 휩싸여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아픔 속에서도 랭킨은 세상의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 그리고 세상은 따뜻하게 그녀를 반겨주었다. 이제 더 이상 ‘작은 키’는 그녀의 장애물이 아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