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웅’을 넘어선 남자… 정현이 다시 쓰고 있는 기록들

입력 2018-01-24 16:34
AP뉴시스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은 한국 선수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테니스대회 4강에 진출했다. 이 성적으로 상금 7억5000여만원을 확보했다. 이형택(42·은퇴)이 2007년 기록했던 한국 선수 최고 랭킹인 36위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을 3대 0(6-4 7-6<7-5> 6-3)으로 격파했다. 정현은 58위, 샌드그렌은 97위다. 앞서 16강전에서 자신의 영웅이자 세계 랭킹 14위인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를 제압했던 정현에게 샌드그렌은 어렵지 않은 상대였다.

1회전 상대 미샤 즈베레프(31·독일·35위), 2회전에서 만난 다닐 메드베데프(22·러시아·53위)도 모두 정현보다 상위 랭커였다. 톱랭커도 있었다. 3회전에서 만난 알렉산더 즈베레프(21·독일)였다. 즈베레프는 세계 4위다. 지금 세대 테니스계에서 조코비치보다 강력한 상대로 평가된다. 정현은 즈베레프를 3대 2(5-7 7-6<7-3> 2-6 6-3 6-0)로 꺾었다.

샌드그렌 역시 정현만큼 이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스탄 바브린카(32·스위스·8위), 도미니크 팀(24·오스트리아·5위) 등 세계 10위권 랭커들을 연달아 격파하고 정현과 만났다. 정현은 샌드그렌의 강서브를 받아내면서 맞은편 코트 구석을 공략했다. 그렇게 샌드그렌의 힘을 빼고 승리를 따냈다.

정현은 8강전 출전만으로 44만 호주달러(약 3억7800만원)를 확보한 상태였다. 4강 진출로 88만 호주달러(7악5500만원)를 손에 넣었다. 한국 선수 사상 최고 상금이다.

최고 메이저대회 성적과 세계 랭킹도 연일 다시 쓰이고 있다. 정현에 앞선 최고 성적은 이덕희(65·은퇴)의 1981년 US오픈 여자 단식, 이형택의 2000·2007년 US오픈 남자 단식 16강 진출이다. 세계 랭킹에서는 이형택의 순위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정현이 작성했던 개인 최고 랭킹은 지난해 9월 44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