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베트남에는 한국의 정현을 넘는 ‘박항서 신드롬’이 몰아치고 있다.
23일 오후 5시(한국시간) 열린 ‘2018 아시아 축구 연맹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베트남이 카타르를 격파하며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결승 진출을 앞둔 만큼 양 팀의 혈투가 펼쳐졌다. 베트남은 카타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동점골을 넣으며 매섭게 추격을 시작했다. 후반 42분 추가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지만 바로 동점골을 넣으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끝에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아무도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의 선전을 예상한 이는 없었다. 아시안컵 원정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은 약체 중에 최약체였다. 그만큼 베트남에 있어서 이번 결승 진출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기적적인 결승 진출의 영예는 모두 박항서 감독의 몫이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에서 사용하던 기존의 내려앉는 수비전술에서 변화를 꾀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박 감독 특유의 3-5-2, 4-5-1 포메이션은 중원에 무게를 둬 베트남 선수들에게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한 밸런스 있는 공수 압박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전술적 세밀함까지 더해졌다.
현지 베트남에서 박 감독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그야말로 국민 영웅이자 베트남 축구의 전설이 됐다. 현지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의 제보 역시 잇따르고 있다. 박 감독의 인기에 따라 한국인 관광객 역시 극진한 환대를 받고 있을 정도다. 베트남 총리까지 나서 박 감독에게 “성공과 함께 결승 진출을 바란다”는 편지를 보냈다.
24일 현지 언론들은 “박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 베트남 대표팀의 결승진출에 베트남 전역이 잠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기업들은 경기 응원을 위해 오후에 휴식을 취하거나 시청을 위해 5만원 정도의 회식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베트남 항공은 상하이 항공편까지 증편했다.
한편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오는 27일 오후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전을 펼칠 예정이다. 과연 ‘박항서 매직’이 4강을 넘어 결승까지 덮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