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낙타 미모 경연대회’에 참가한 낙타에 보톡스를 맞히는 등 거액의 상금을 타기 위한 과열 경쟁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3일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 19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 사막에서 열린 올해 대회는 ‘보톡스’로 얼룩지고 말았다. 낙타 미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얼굴에 보톡스를 투여했다는 스캔들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사우디에서는 해마다 사막 유목민 베두인족을 상징하는 낙타를 기념하기 위해 ‘낙타 미모 경연대회’를 연다. 하지만 상금액수가 너무 큰 바람에 경쟁이 과열되면서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났다. 전체 상금은 5700만 달러(약 611억원)로 초특급 대우다.
보톡스를 맞은 낙타들은 경연에서 입상 가능성이 높고 더 비싼 가격에 팔릴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이를 부정행위로 간주했다. 낙타 12마리가 입술 부위에 보톡스 시술을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탈락했다.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자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단순 탈락시킬 것이 아니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경주용 낙타에 약물을 복용케 하면 처벌을 받는 것처럼 미모 경연대회 역시 낙타 외모에 인위적인 시술을 가할 경우 탈락은 물론, 처벌도 감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낙타 경주대회의 경우 약물 복용이 적발될 시 5만 디르함(한약 1500만원)이 벌금으로 부과된다. 하지만 낙타 미모 경연대회에서는 벌금이 부과된 사례는 없다.
한편 한 달간 진행되는 이 경연에는 낙타 약 3만마리가 참가해 경쟁한다. 본격적인 행사 전에 열리는 낙타 경주대회와 매매 시장에 나오는 낙타를 보려고 관람객 약 30만명이 이곳에 모여든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