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가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 길거리에서 자신을 기억해주는 사람 찾기에 나섰다.
이천수의 스페인 방문에 동행한 축구 전문 채널 슛포러브는 23일 함께한 영상을 공개했다.
이천수는 22일 펼쳐쳤던 ‘2017-18시즌 프리메라리가’ 20라운드 레알 소시에다드와 셀타 비고의 경기를 관전하기 직전 산 슛포러브 제작진과 함께 세바스티안 시내를 돌며 지난 추억에 잠겼다.
이천수는 입단식을 했었던 호텔과 과거 방문했었던 상점들을 비롯한 시내를 돌아보며 현지 시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과거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뛰었던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이천수를 몰라보는 시민들에게 “15년전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활약했던 선수다”라고 설명했음에도 아쉽게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진 않았다. 지나가는 학생들로부턴 “중국인이 아니냐”라는 굴욕까지 당했다.
이천수는 “오랜 시간은 됐지만 아무도 못알아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근본을 찾으러왔다 근본이 없는 것을 깨달으니 내가 여기 왜있나 싶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천수를 알아보는 시민들도 종종 있었다. 이천수를 곧바로 알아본 한 시민은 “영입 당시 기대가 엄청 컸었기 때문에 기억 하고 있었다”며 인사를 전했다. 이천수가 “잘했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지만, 시민이 “괜찮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며 악수를 건네 훈훈한 모습을 자아냈다. 소시에다드의 팬들은 기억하는 사람도, 기억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이천수를 환영해줬다.
우연히 과거 레알 소시에다드 구단에서 근무했던 택시기사를 만나기도 했다. 택시기사는 과거 이천수와 그의 어머니를 태웠던 일화를 전해주며 반가움을 표했다. 이렇게 무려 15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끌어안고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한편 이천수는 스페인리그에 진출한 한국인으로서 레알 소시에다드와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으로부터 초청받아 지난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천수는 '아시아의 베컴'으로 불리며 지난 2003년 6월 울산 현대에서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을 했지만, 저조한 활약으로 CD 누만시아로 임대됐다 결국 2005년 3월 국내로 복귀한 바 있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