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평창동계올림픽을 건강하게 즐기려면

입력 2018-01-24 09:53
모두가 기다려온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봅슬레이스켈레톤, 봅슬레이, 바이에슬론 등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종목들과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과거처럼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보기 위해 새벽이나 밤중에 경기를 관람할 필요는 없지만, 올림픽 기간에는 그동안 잘 지켜오던 규칙적인 생활 방식과 신체리듬이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선수들의 메달소식을 축하하며 퇴근 후 과음을 하거나, 지나친 TV 시청으로 운동을 빼먹기도 한다. 특히 갑작스런 흥분으로 급격한 신체 이상을 호소하는가 하면, 선수와 자신을 지나치게 동일시해 선수들의 부진을 보고 우울증을 호소하며,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하다가 성대에 무리가 오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면서 건강의 무리는 최소화할 수 있을까?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이정아 교수, 이비인후과 이윤세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 등의 도움말로 직접 참관 및 응원 시 주의해야 될 점들 대해 알아봤다.

1.지나친 흥분은 피하고, 평소 생활습관 지켜야
올림픽 경기에 열중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흥분하게 되는 일이 많다. 올림픽으로 인해 다소 일상 생활리듬이 흐트러질 수는 있으나, 평소의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기관람 시에도 선수와의 지나친 동일시는 피해야 하며, 경기 결과에 과도하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업무, 사회생활, 공부 등 올림픽 이외의 중요한 일들도 생각해야 한다. 특히 기존에 질환이 있어 복용 중이던 약은 반드시 평소대로 복용할 것을 권한다.

또한 올림픽 경기의 승패에 너무 몰입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거나, 굳은 결심으로 멀리하던 술을 마시게 되거나, 조금씩 줄여가던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건강습관상 과도기에 있는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를 굳게 하고 금연이나 절주에 영향을 줄 만한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TV 시청 중간 중간마다 심심풀이로 땅콩이나 과자 등을 먹는 습관도 줄여야 하며, 무심결에 과도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이는 체중증가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속 쓰림, 역류성 식도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올림픽 기간이라 하더라도 그동안 해왔던 규칙적인 운동은 유지하는 것이 좋고, TV를 시청하면서도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 등을 이용하여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또한 늦게까지 재방송 등을 시청하느라 규칙적인 수면 패턴이 깨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2.응원 도중 과도한 성대사용 조심
응원 열기에 취해 과도하게 소리를 지르고 장시간에 걸쳐 무리해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 목소리가 가라앉고 변한다. 성대가 평소보다 진동을 많이 함으로써 그 마찰로 인해 성대 점막이 충혈되고, 부어올라 정상적인 진동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이 되면 성대결절이 발생해서 오랜 기간 동안 쉰 목소리와 발성장애로 고생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대의 모습이 비정상적인 모습이 되지 않도록 음성을 과도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올림픽 기간 동안 건강한 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목이 쉬는 느낌이 있거나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음성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맥주와 같은 음주를 하면 성대가 부은 상태가 되며 발성 시 성대에 더 많은 손상을 줄 수 있다.

또한 목에 힘을 주며 말하거나 고함을 치며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는 행위를 삼가며, 극단적인 고음이나 저음으로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응원도중 틈틈이 다량의 수분을 섭취하고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것은 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모든 질환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하며, 특히 성대 질환은 올바른 관리를 통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3.늦은 시간 재방송 시청으로 부작용 우려도

올림픽 경기시간이 업무시간, 학습시간과 겹치는 만큼 주요 경기를 보지 못한 직장인과 학생들은 밤늦은 시간 TV에서 해주는 재방송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늦은 시각까지 TV를 시청하다 보면 수면부족 및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여러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늦게까지 TV를 시청하더라도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커피, 콜라, 홍차 등을 피해야 하며,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밤에 재방송을 통해 선수들의 파이팅 순간을 다시 시청하면서 정신적, 심리적으로 흥분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일종의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밤늦게 마치 운동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해 수면에 방해를 주기도 한다.

따라서 밤늦게 TV를 시청할 때에는 가급적 흥분하지 않고 편안하게 TV를 시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TV 시청중이라도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반드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고, 잠자리는 오직 잠을 위한 장소로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잠자리에서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언제 잠들었는지에 상관없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고, 잠이 부족해 낮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원칙적으로 낮잠을 자는 것은 금하고, 만약 피곤해서 낮잠을 자고자 할 때는 30분 이내로만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4.설상 종목 현장 관람객도 안전에 주의를
경기는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 좋아하는 종목의 선수들을 응원하는 현장의 열기가 그대로 피부에 닿아서다.

그러나 이렇듯 경기를 직접 관람할 때도 주의할 게 있다. 현장 분위기에 젖어 자칫 장시간 한파에 노출돼 있을 경우 뜻밖의 한랭성 질환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저체온증과 동상, 피부손상 등이다.


먼저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몸의 세포와 장기들의 기능에 장애가 오며, 체온이 32 ℃ 이하로 오래 지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바람을 차단해 주며, 눈이 들어오거나 눈으로 인해 젖는 것을 방지해주는 등 보온이 잘되는 복장과 모자를 써야 한다.

특히 손목, 발목, 목 주위로 바람이 잘 들어오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덥다고 옷을 벗어 목 부위를 노출시키는 등의 행동은 삼가야 한다.

둘째 동상은 손가락, 발가락, 귀, 코, 볼과 같은 말단 조직의 온도가 0도 이하로 떨어질 때 일어난다. 추위와 함께 통증이 동반되다가 조직의 마비가 오는 증상을 나타낸다.

동상이 걸린 부위는 피부조직이 상했으므로 문지르거나 비비면 안 된다. 술과 담배는 말단 혈액흐름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예방을 위해 두꺼운 옷 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설상 종목이 열리는 경기장에서는 자외선과 차가운 바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관람을 하기 30분 전 그리고 2시간 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여름에 비해 자외선에 의한 피해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눈에 의해 반사되는 자외선의 양도 평상시 보다 4배나 되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경기장에서 피부보호를 위해 자외선 차단제만으로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경기장의 위치는 높은 산을 중심으로 한 탁 트인 지형이기 때문에 바람도 많고 쌀쌀하다.

이러한 찬 기온과 강한 바람은 피부를 자극해 피부를 거칠고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로션 등을 이용한 보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