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부친 “감기약조차 먹지 않던 아들… 꼭 제소할 것”

입력 2018-01-24 07:52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33)가 도핑 문제로 평창 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좌절된 데 대해 안현수의 부친 안기현씨는 “어렸을 때부터 감기에 걸려도, 그 흔한 감기약조차 먹지 않던 아들”이라며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엠스플뉴스는 24일 안현수의 부친 안기현씨와 인터뷰를 보도했다. 안씨는 “만약 아들이 약물에 손을 댔다면, IOC가 진작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을 박탈했을 겁니다. 아들은 그간 모든 국제대회에서 시행한 도핑 테스트에 성실하게 임했습니다. ‘양성 반응’이 나온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강조하며 “금지 약물을 복용하면, 체내에 약물 성분이 오랫동안 남는다”며 “약물을 복용했다면, 지금까지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한 번이라도 양성 반응이 나왔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안씨는 안현수의 평창올림픽 출전 허가를 받지 못한 이유를 토핑이 아닌 다른 데서 찾았다. 그는 “아들이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국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이유로 ‘맥라렌 리포트’에 이름을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이유로 생애 마지막이 될지 모를 올림픽 출전 기회를 빼앗긴다면 그것보다 더한 비극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씨는 아들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마지막 올림픽을 치르고 싶어했다고 했다. 그는 “아들은 2016-2017시즌 부상을 극복하고, 올겨울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컨디션이 올라오던 차였어요.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아니더라도, 메달권엔 충분히 들어올 만한 컨디션이었어요. 그래서 이번 출전 불가 통보가 더욱 아쉽다”며 "아들은 금메달을 목표로 올림픽을 준비하지 않았다. 아들은 그저 아름다운 마무리를 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아들은 국제스포츠재판소(CAS)에 이번 사건을 꼭 제소할 거예요. 선수 명예가 달린 일이니까요”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영국 스포츠지 인사이드게임은 “안현수가 러시아의 도핑스캔들에 연루됐다”고 전했다. 다만 안현수가 금지약물 검출 명단에 실제로 포함됐는지, IOC로부터 전방위 퇴출을 당한 러시아 국가대표의 일원으로 소명의 기회를 얻지 못했는는 확인되지 않았다.

안현수는 훈련 후 장비를 점검하던 중 평창 올림픽 출전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 러시아 현지 언론은 “안현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평창 올림픽 출전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올림픽 조사팀이 발표한 ‘맥라렌 보고서’에 안현수 이름이 올라있다고 한다.

러시아 빙상연맹은 “안현수가 올림픽 출전 허가를 받지 못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IOC와 WADA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