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10분의 1 써고도 박테리아 잡는다

입력 2018-01-23 18:54

기존 항생제의 10분의 1만 써도 박테리아를 표적해 감염 부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나노 약물 전달체가 개발됐다. 적은 항생제 사용으로 실험 쥐의 감염성 폐렴이 완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주진명 교수팀은 박테리아 감염 염증 반응이 일어난 조직만 선별적으로 표적반응하는 펩타이드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펩타이드는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기본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이 소수 결합된 형태다. 연구진은 이 펩타이드를 몸 속에서 잘 분해되는 실리콘 나노입자에 결합해 포도상 구균을 표적해 선택적으로 항생제를 전달할 수 있는 나노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
포도상 구균 같은 박테리아는 지역사회와 병원에서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다. 폐렴, 패혈증 등을 일으킨다.

특히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1차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반코마이신과 같은 독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신경계, 신장 이상 등 부작용을 감수해야 했다. 연구진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감염으로 급성 폐렴이 발생한 쥐에게 반코마이신 항생제를 일반 정맥 주사로 투여했을 때와 나노 약물 전달체를 통해 혈관에 주입했을 때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정맥 주사로 투여할 때보다 나노 약물 전달체를 이용했을 때 10분의 1의 항생제 용량으로도 폐렴이 완치된 것을 확인했다. 포도상구균이 폐에 침투해 급성 폐렴에 걸린 쥐는 48시간 생존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인 증상을 보였다. 이 나노 약물 전달체는 1차 항생제에도 내성이 있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온라인 최신판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